본문 바로가기
유익정보

"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살고자 했던 내일" -- 禁酒

by 수락산 2008. 11. 9.

"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살고자 했던 내일"

 술을 끊은 지 꼭 1년이 됐다. 말을 해도 믿지 못할 사연으로 25년 동안 거의 매일 마셨던 술과 단교(斷交)한 것은 2007년  11월10일.

 갑작스런 금주로 첫 한달은 여러 가지로 쉽지 않았다. ‘술을 끊고 오래 살지 못한다
’며 걱정스런 눈길을 보내는 사람과 ‘술 끊고 혼자 오래 살려고 하느냐’며 강권하
는 사람들에게 술 끊은 사연을 얘기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. 그러나 용케도 술을 마시
지 않고 1년을 지냈다. 업무상 술을 많이 마실 수밖에 없는 기자이라서 쉽지 않은 일
이었다.

 금주 1년..많은 것이 변했다

 금주한 지 1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.  ‘술 권하는 사회’ 한국에서도 ‘술을 끊을
 수 있다’는 사실과 ‘금주하면 인생이 바뀐다’는 것을 스스로 확인했다.

 한국의 11월과 12월은 망가지는 시기다. 이런 저런 망년회로 술독에 빠져, 망년회가
끝날 때쯤이면 여러 가지 후유증에 괴로워한다. 한 해를 되돌아보며 아쉬웠던 점을 반
성하며, 희망으로 맞이하는 새해의 알찬 계획을 세우는 시간이 되어야 소중한 시간이,
 숙취로 인한 두통과 ‘왜 그런 짓을 했을까?’하는 자괴감에 짓눌려 헛되이 흘러간다

 단절이 없으면 색다른 것을 얻는 변화를 꾀할 수 없다. 올해 연말을 술로 망가지는
망년회가 아니라 술을 멀리하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연말연시를 맞이해 보자.
술을 끊으면 좋은 10가지 이유를 전파하면서 말이다.

 첫째 술을 끊으면 뭐니 뭐니 해도 머니를 아낄 수 있다. 술 마실 때 큰 돈을
쓰게 되는 것은 대부분 술이 술을 먹는 단계에 이르러 ‘한방 쏘는 것’이다. 술을 끊
으면 허울뿐인 ‘사나이의 자존심’은 좀 상처받더라도, 헛되이 사라지는 돈을 굳힐
수 있다. 또 자정이 넘어 귀가할 때와 아침에 서둘러 출근할 때 택시비도 들지 않는다
. 과음한 이튿날 사우나에 가서 쓰는 돈도 지출항목에서 제외된다.

둘째 금주하면 하루가 30시간이 된다. 물론 하루가 24시간에서 늘어나는 것은
아니다. 하지만 의미 있게 쓸 수 있는 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어 ‘체감시간’이 풍
부해진다.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저녁 약속이 있더라도 늦어도 10시30분 정도면 귀
가한다. 이 때부터 1시간 이상 책을 보거나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다. 아침에 일어나
서도 술기운이 없는 가벼운 몸과 맑은 정신으로 글을 읽거나 사색할 수 있다. 허겁지
겁 택시를 타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면서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보너스다
. 술에 절어 살 때는 나는 시간의 노예였지만, 술을 끊은 이후에는 시간의 주인이 된

셋째 과음에 따른 업무 차질, 안녕! 금주하면 전날 과음으로 늦게 일어나 지각
하는 일은 더 이상 없다. 술을 많이 마신 뒤 억지로 출근해 업무효율성이 떨어지고,
상사나 동료 눈치를 보다가 (사우나 가거나 조퇴로) 자리를 비우는 일도 없어진다. 오
늘 꼭 해야 하는 일을 내일로 미루거나, 숫자나 표현이 틀려 업무를 망치는 사례는 과
거에만 있는 일이다. 아침 일찍부터 자료를 찾고 생각하며 말짱한 정신으로 일을 하니
 상사의 칭찬을 받고 고과를 좋게 받는 것은 당연하다.

넷째 술로 인한 실수도 크게 줄일 수 있다. 나중에 후회하는 실수는 대부분 술
을 지나치게 많이 마신 경우에 일어난다. 음주 운전에 걸리거나 사고를 일으키고, 과
격한 언쟁으로 소모적인 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. 무알콜에선 절대로 하지 않을 일
을 술기운 때문에 이성을 잃고 저질렀던 수많은 후회와 죄책감을 되풀이 하지 않는다.

다섯째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.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가장 큰 재테크는
‘평생 현역’이라고 한다. 정년퇴직 이후에도 30년 이상 살아야 하는 인생을 풍부하
게 살기 위해 피아노나 색소폰을 배울 수 있고, 중국어에도 도전할 수 있다. 술을 끊
어 많아진 시간과 절약한 돈이 이 모든 것을 불가능에서 가능으로 바꾸는 마법을 발휘
한다.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에 다시 의대 공부를 해 의사가 되는 것은 슈바이처 박
사에게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.

여섯째 가정의 회복이다. 사람이 죽을 때 가장 아쉬워하며 후회하는 것은 술을
 덜 마셨다던가, 일을 덜했던 것이 아니라 (바쁘다는 핑계로) 아들과 야구를 하지 못
하고 딸과 전시회를 가지 못했던 일이라고 한다. 술을 끊으면 이런 후회를 하지 않게
된다.

금주함으로써 귀가가 빨라짐으로써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진다. 처음에는 어색
하고 갈등도 있겠지만 점차 무너진 가정 내 커뮤니케이션이 회복되고 가족을 재발견한
다. 가화만사성(家和萬事成)은 과거에만 있었던 죽은 말이 아니라 지금과 미래에도 적
용되는 살아 있는 말이다.

일곱째 건강을 지킬 수 있다. 과음은 만병의 근원이다. 간 질환이나 심장질환
및 당뇨 같은 성인병의 대부분은 과음과, 과음에 따른 과식 및 운동부족 등에 의한 것
이다. 과음으로 건강을 잃으면 소중한 것도 모두를 잃는다. 가정과 사회적 지위는 물
론 하나 밖에 없는 목숨까지도 담보할 수 없게 된다. 금주는 빨간 불이 켜진 나의 건
강을 파란 불로 바꿔주는 절대불가결의 조건이다.

여덟째 좋은 일을 할 수 있다. 건강을 회복함으로써 맑은 피를 유지하게 되어
헌혈할 수 있다. 금주로 절약한 돈으로, 연말에 추워하는 사람들에게 나눔의 미학을
실천할 수 있다.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찾아 따듯한 먹거리와 잠자리 및 미래에 대한
희망을 줄 수 있다. 과음 때문에 소모적인 싸움을 벌여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는
대신, 칭찬하고 격려하는 아름다운 말을 함으로써 인간관계와 사회를 밝게 할 수 있다

아홉째 자신감의 회복이다. 과음으로 인해 쓸데없는 실수를 하지 않기 때문에
후회에 얽매이지 않는다.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미래를 준비함으로써 사오정(45세가
정년)이나 오륙도(56세까지 근무하면 도둑)를 겁내지 않고 당당하게 노후에 대비할 수
 있다.

 42.195km를 달리는 마라톤마저 완주할 수 있으니 더 이상 무서워할 것이 없어진다.
어려운 일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니 실패는 없고 성공이 찾아온다. 작
은 성공이 또 다른 성공으로 이어져 자신감은 더욱 강화되고 인생은 더욱 활짝 펴진다
. ‘과음의 함정’에 빠져 수없이 되풀이하던 실패는 끝나고 ‘금주의 선순환’이 시
작된다. 

열째 진짜 친구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. 술을 쉽사리 끊지 못하는 이유 중의
 하나는 친구를 잃어 외톨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. 하지만 술을 끊더라도
진짜 의리 있는 사람은 계속 친구로 남는다. 술을 마셔야 관계가 유지되는 사람, 즉
술친구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 떨어져 나갈 것이다. 술을 끊음으로써 진짜 친구와 술친
구를 확인해 보는 것은 어떨까.

2008년도 이제 50일밖에 남지 않았다. 시간의 흐름은 두루마리 화장지 같다.  30대에
는 한달이 1년처럼 느껴질지 모르나 50세를 넘으면 1년이 한달 같고, 60세가 지나면 1
년이 1주일 같다고 한다. 게다가 시간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되돌아오지 않는다. ‘
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원하던 내일’이다. 이렇게 소중하고 아쉬운 시간을
술에 절어 허비하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인가. 

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어하던 내일이다

얼마 남지 않은 2008년, 올 송년회에는 술을 끊어보자. 당장 금주할 수 없다면 지금까
지 마시던 양의 절반 이하로 줄여보자. 과음으로 찌든 피곤한 삶이 활기에 넘치는 젊
은이의 삶으로 바뀐다. 술을 끊어 생길 수 있는 불편함보다 좋은 게 훨씬 많다는 것을
 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얘기해도 우이독경(牛耳讀經)일 뿐이다.

모바일로 보는 머니투데이 "5200 누르고 NATE/magicⓝ/ez-i"


홍찬선MTN 경제증권부장(부국장) hcs@
<저작권자 ⓒ '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' 머니투데이>

'유익정보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아스피린의 효능  (0) 2008.12.12
[스크랩] 아스피린의 효능  (0) 2008.12.12
[스크랩] 개인퇴직계좌(IRA)  (0) 2008.10.24
[스크랩] 대장 용종 (大腸茸腫)  (0) 2008.08.28
양파즙 효능  (0) 2008.01.09