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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색의공간

[스크랩] 고적함에 대하여---최영호

by 수락산 2006. 4. 9.
출처 : 무주초등학교 54회
글쓴이 : 김연수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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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    고적함에 대하여
        최영호
        넓이를 알 수 없는 강의 양안(兩岸) 
        저녁 연기 낮게 드리운 
        강물에, 
        가을이 머리를 헹구고 있다
        숨가쁘게 내달아 
        물살은 낙엽을 띄우고 
        낙엽은 또 
        질퍽한 침묵으로 부풀어오르고
        돌아서는 등뒤로
        말갛게 씻긴 
        푸른 반달이 떠올라 서성거린다
        소리쳐 부르는 
        나의 강 나의 계절이여 
        인고(忍苦)의 기폭은 나부꼈는지, 
        나부끼는지 
        욱신거리는 발등을 찍으며
        비릿한 물소리 쏟아져 내리고
        둔치 쪽으로 
        자꾸만, 강물이 쏠리고 있다
        -문학공간 2002/12월호-
        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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